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작성한다.
복직하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대략 5개월 이었다.
휴직을 하기 전부터 하던 고민이었지만, 휴직 기간동안 생각하기로는 복직 후 모든게 잘 해결되리라 생각 했었다.
하지만 세상일이 참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고, 쉬운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자책하게 된다.
오늘은 아침부터 정말 답답하더라. 상당히 예민해 져서, 출근길에 아내와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교육을 받는 동안에는, 그나마 복잡한 일들을 잊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퇴근시간이 되어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서는 다시 답답해 지더라.
그나마 도피처가 되어 주었던 5일간의 교육이 마무리 되어 가기도 하고, 다음주 출근 할 생각을 하니 너무 답답해졌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
자꾸 우울해져서, 운전을 하면서 빠르고 유쾌한 노래를 정말 크게 틀고 달렸다.
그런데, 가슴속의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아, 혼자 고함을 질러 보았다.
잠시 속이 후련해 지는가 싶더니, 이렇게 뭔가를 해소해야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연민이 느껴져서 인지, 급 더 우울해 지더라.
심지어 복받쳐 오른는 무언가에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억지로 참아내니, 볼 위로 눈물 한 줄기가 주르륵 흘러 내렸다.
이 우울함이 해소될 것 같지 않았지만, 아이들을 만나면서 뭔가 티가 나지 않을까 물티슈로 얼굴을 닦았다.
다행히도 아이들과의 재회장면에선 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 하며 준비해온 젤리를 나누어 먹고, "오빠야" 노래를 함께 따라부르며 우울함이 덮였다.
(참 우연히도 "오빠야"를 언급한 지금, 폰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온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씻기고, 과일을 먹이고 양치 후 아이들을 재웠다. 엄마는 야근 중이었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잠이 들었다.
그러고는 새벽에 잠에서 깨어난다.
무엇이 중요한가.
내가 하고 싶은 일, 나의 경력과 무관한 일을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하게 되었고, 그것이 너무 싫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열정적으로 일을 하던 시절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포기할 수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적다. 아니 거의 없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우울해 지고 그러는 거 같다.
지금은 빠져나갈 수 없는 개미지옥같은 곳에서 이렇게 발버둥 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 때가 되면, 지금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눈 앞의 일에 미치고 환장할 것 같은걸 어쩌겠나.
혹자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란다. 그러게...
나도 스스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뭔가 다 놓아버리면 한결 편해 질텐데 말이지.
이렇게라도 배설하고 나면 좀 나아지려나...
이러다 우울증 걸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순간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한숨으로 삭인다.
한방에 훅 가는게 이런게 아닌가 싶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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