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일간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들 가운데 한가지다.
얼마전부터 장모님이 집에 와 계신다.
건강이 좀 좋지 않으셔서 우리 집에 잠시 다니러 오셨다.
아내도 어린시절 이후로, 어머니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시간이 극히 드물다 보니 많이 좋아한다.
당연한 이치 이겠지만, 장모님과 아내의 사이는 정말 좋다.
모녀지간이니 너무나도 당연하겠지.
그런데 그걸 바라보는 나는 고민이 된다.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말이다.
몇 년전 어머니와 같은 집에서 거주했던 시절이 있다.
어머니와 와이프의 갈등으로 서로 마음에 상처를 주었고, 중간에서 나는 아내의 편을 들고 말았다.
그 사이에 큰 일도 있었고, 어머니의 성격도 평범하지는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바로 분가...
당신을 혼자 두고 나가겠다는 거냐며, 나는 그렇게는 못산다고 하셨던 어머니 이신데, 어쩔 수 없다며 분가를 해 버렸다.
그리고 나서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복직을 하게 되면서,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했고 어머니의 집 근처로 다시 이사를 했다.
어머니도 나름 적응을 하셨는지, 아니면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지만, 혼자 지내는게 편하다고 하신다.
차라리 떨어져 지내니 고부사이가 좋아지는 것 같아,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장모님이 와 계시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고 있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아내를 생각하면, 장모님과 아내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아내의 집안일과 육아를 도와주시고, 아이 또한 외할머니가 집에 계속 계시니 좋아하고 같이 놀고 잘 지내므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들의 입장에서는,
"어머니도 첫 손녀를 너무 좋아하신다. 만약 어머니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면, 어머니도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텐데, 내가 그런 기회를 어머니에게서 빼앗아 버린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 판단조차 할 수 없다.
어머니와 아내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공분을 살 수도 있겠다.
내가 속이 좁은 것일수도 있고, 쓸데없는 고민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인자한 아버지와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고민을 털어놓으면, 위로나 방향을 제시해 주신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드라마는 드라마 일뿐...
어떤 지혜가 필요한 걸까?
현재는, 시어머니와 생활 할 때의 태도와 엄마(장모님)와 생활하는 지금의 태도가 너무도 다른 아내에게 좀 서운하고, 어머니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가끔 함께 사는것에 대해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아내는 본인의 생각은 안하는 거냐고 답답해 한다.
그러니 더욱 서운하다.
어머니는 가까이 계시니 언제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 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 인듯.
내가 못나서 이런 고민을 하는건가? 내가 속이 좁아서? 아님 결혼 전 어머니와 나 둘만 함께 살았던 특수한 경우라서?
아들과 남편 사이의 적절한 위치를 찾기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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