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11. 8. 4. 01:41


지난 휴가기간동안 정말 정신없이 지출이 발생했다.

"일년에 한 번 있는 휴가잖아~!"
"처가 식구들이 함께 가는 첫 여행이니까..."

이러한 논리들로 아무 거리낌 없이 신용카드 사용을 남발했다.
오늘은 또! 와이프와 마트에 가서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되돌아 보니, 몇 일간 정말 엄청난 지출이었다.
이렇게 지출을 하고도 생활이 되는거 보면 정말 대단해 보이기 까지 한다.



군 입대 전까지, 어머님과 함께 살아오면서 나에게 빚이라는건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돈은 되도록이면 빌려서는 안되며, 외상(할부)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지겹도록 들으며 자라왔다.

제대하고 1년은 집의 지원으로 학교를 다녔지만, 3학년이 되어서는 홀어머님께 학비 때문에 손을 내민다는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서 2학년 겨울방학과 3학년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일해서 학비를 마련했다.
하지만 학부 마지막 1년은, 한창 홍보되고 있던 이공계 무이자 학자금대출이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에 넘어갔다.

이때 부터 내게 강하게 자리잡고 있던 벽(?)이 허물어 진 것 같다.
내가 나중에 벌어서 갚을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후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터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할부와 신용카드라는 외상거래가 일상생활이 되어 버렸다.
한편으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라는 제도로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사회생활도 8년째 하고 있고, 결혼해서 아이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마이너스통장, 주택임대차대출, 학자금대출, 그리고 몇 장이나 되는 신용카드들...
빚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빚지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부터 빚을 지기 시작 했고, 아직도 빚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 빚이 언제 청산될 지는 예측도 할 수 없다.

정말이지 빚 없이 살고있는 사람은 정말 부자라고 생각이 될 정도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좀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 이정도는 살아야지"
"열심히 일해서 돈버는데, 사고 싶은걸 마음껏 사지는 못해도 이정도는 사도 되지 않을까?"
"우리 애는 좋은걸 먹이고 입히고 해야되"

이런 생각들이 처음에는 작았지만 점점 점점 자라난 것이리라.
이렇게 자라나는 마음에 마이너스통장과 신용카드라 할부라는 훌륭한(?) 제도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점점 빚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낮은 대출이자를 찾아 헤메인다.

Posted by 세월의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