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11. 8. 17. 09:58

2001년 군 제대후 한 학기를 보내고 나서, 여름방학을 맞이하며 세운 목표가 있었다. "C++를 마스터하자!" 였다.
가장 큰 이유는 혹독하기로 악명 높았던 2학년 2학기의 Data Structure와 Data Structure Lab. 강의가 C++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를 잘 다루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C언어를 어느정도 한다고 자신하고 있었고(물론 지금 돌아보면 우물안의 개구리-_-;), 한창 GUI를 이용한 프로그램 작성이 유행(?)하던 때 였고, Visual C++/MFC/JAVA 등 Object Oriented Programming(OOP)이 대세라고 여겨지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OOP를 C++로 공부하면 좋겠다는 판단으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 때 당시를 회고 해 보면, Teach Yourself C++라는 책을 구입하고 골방의 컴퓨터 옆에서 구구크러스터를 껴안고 두문불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군 제대 후 완벽(?)했던 몸매가 망가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


그렇게 공부한 것이, 딱 10년 전.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지났고 그동안 C++라는 언어와는 너무 멀어져 있었다.
Embedded관련 일을 하게 되면서 C언어를 주로 사용했었고, 최근에는 Android의 득세로 JAVA를 옆에 두고 살고 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C++11이 ISO Standard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아... 내가 너무 많이 멀어져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C++11이 뭐지? 하면서 찾아보니, 내가 10년전 공부하던 C++는 C++98 이었고, 그동안 C++0x(c plus plus oh ex로 발음)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feature들이 추가되고 발전되어 왔었나 보다.


나 스스로는 다른 분야에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고 믿고 싶지만, 돌아보면 실상은 학부 때 열심히 공부하며 만들어 놓았던 꼬치에서, 하나씩 하나씩 뽑아먹고 살아온게 아닌가라는 반성이 들기도 한다.

LLVM이니 C++11이니 하는 생소한 용어들을 접하게 되면, 뒤쳐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따라가야겠다는 반성도 하기는 하지만,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주제라면 학부 때처럼 무턱대고 들이대는 무모함은 발휘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만큼 열정이 식은거 같기도 하고...
누구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것을 좋아하고 즐긴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호불호(好不好)의 기준이 어느정도 서게되고, 새로운 것들을 걸러내는 거름망이 너무 촘촘해 진것 같다. 반성하자!

어쨌든 오늘은 C++11의 ISO Standard 채택 뉴스로 새로운 반성과 결심을 하게 된다. 아자아자!!!

[[ 다음은 관련된 몇몇 링크 ]]
C++11 N3242 Working Draft
Visual Studio 2010 공식 팀블로그

Posted by 세월의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