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일본 동북지방의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봤던 영화.
블로그에 포스팅 해 봐야지 맘 먹고도,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었는데, 얼마전 일본에서 사고가 터졌다.
이 영화는 방사능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연출 한 영화다.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를 향해 핵미사일 여러발을 발사하였고, 다수의 핵미사일들이 폭발하면서 방사능이 전세계로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의 핵잠수함은 다행히 바다속에 있어 피해를 입지 않는 상태였고, 아직 방사능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호주로 향한다. 호주의 시민들은 어차피 모두 죽게될 것이므로 술이나 마시고 진탕 놀아보자는 부류와, 아직 희망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는 부류로 나뉘어 진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 정부는 북반구의 구조신호를 확인하고 생존가능여부를 파악하기위해 핵잠수함을 전문가들과 함께 다시 북반구로 보냈지만, 생존자는 전무했고 아무런 성과없이 다시 호주로 복귀한다.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준비보다는 죽음을 준비한다. 미국 핵잠수함의 승조원들은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하고, 호주 정부는 편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알약을 나누어 준다. 딸을 가진 부모는 딸에게 먼저 약을 먹인 후 본인들도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 죽음을 맞이하고, 방사능에 가족을 잃은 미해군 장교(미핵잠수함장)는 사랑에 빠진 호주의 여인과 해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인류는 최후를 맞이하게된다.
이전의 평범한 헐리우드 영화와는 다르게 이 영화는 인류의 종말을 그리고 있다.
미군이 우주까지 날아가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을 폭파하지도 않고, 인류의 멸종을 막고 재건하기 위해 거대한 배를 만들어 띄우지도 않는다. 방사능의 위협에는 그 누구도,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성 물질은 모든 이들에게 공포감을 갖게 만들지만, 이것은 곧 인류가 만들어낸 공포인 것이다.
작금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은 모든것을 관리하에 둘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개인, 회사의 명성과 재산피해를 우려한 늑장 대처가 사태를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까지 만들어 버렸고, 혼란을 방지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사실을 알리기 보다는 "괜찮다" "그럴리 없다"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말들만 되풀이 할 뿐이다.
누구의 말 처럼, 정확한 현재 상태를 알리고 미리 대처방안들을 강구하는것이 정부의 옳은 조처가 아닐런지...
일본과 세계 사람들에게 더이상의 피해가 없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잘못을 뉘우치고 개발이란 미명하에 자연을 파괴하는 우를 더이상은 범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만이 인류의 유일한 생존전략이 아닌가 한다.